멋진 숙소에서 하루 묵고 다음날, 뭔가 맛있는 걸 먹기 위해서 통영 시내를 돌아다녔다. 미리 맛집을 알아보고 온 게 아니라, 돌아다니면서 검색을 해서 머지 않은 식당에 가기로 했다. 주차를 하고, 지나가다 본 오미사 꿀빵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들렀다. 통영에 왔으면 꿀빵 한 팩씩은 꼭 사가는 것 같다. 그게 특별할 것 없는 그 꿀빵 맛이란 걸 알고 있지만, 기왕이면 이름이 좀 난 집에서 맛있겠거니 하면서 사가는 재미가 있는 것이다. 통영의 "오미사 꿀빵"이다.
- 상호 : 통영 오미사 꿀빵(베이커리)
- 전화번호 : 055-646-3230
- 본점주소 : 경남 통영시 충렬로 14-18(항남동 270-21)
- 봉평분점주소 : 경남 통영시 도남로 110(봉평동 124-7)
- 홈페이지 : http://www.omisa.co.kr/
2013년, 2016년에 여러 방송에 출연도 했을 정도로 꿀빵으로는 유명한 집인 것 같았다. 창업주 분이 제과점 제빵기술자로 근무를 하다 1960년대 초 아무런 상호도 없이 집앞 가판에서 도넛과 꿀빵 등을 만들어 팔기 시작하다, 집 옆에 있던 세탁소 이름을 따서 '오미사 빵집'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옆집 세탁소 이름을 따왔다는 게 재밌다. "야, 우리 빵집 이름 뭐하지?"하다가 고개를 들어서 보이는 옆집 간판을 보고 자기 집 상호도 똑같이 지었다는 것 아닌가. 지나고 생각해보면 마케팅 같은 것보다는 빵 자체에 집중을 해버린 장인정신이 아니었을까.
지난 몇 년간 가격을 유지하다 재료비가 상승됨에 따라 올해 5월부터 팩당 가격을 천원 인상하셨다고 한다. 뭐, 재료비가 올랐는데 어떡하나, 상품도 당연히 가격을 올려야지. 양해할 수 있는 일이다.
택배문의는 본점이 아닌 2호점인 봉평분점에서 받는다고 한다. 본점과의 거리는 차로 7분 거리라고.
본점에서는 팥앙금 한가지만 판매해서 다른 앙금이 필요할 경우 분점으로 가는 걸 추천하고 있었다. 네이버에 오미사꿀빵을 검색하면 본점이 아닌 분점 정보가 뜬다. 본점보다 오히려 규모도 더 크고, 세련된 외관을 가진 매장이었다. 그에 비해 오미사 꿀빵 본점은 언뜻 봐서는 동네 구멍가게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감성이 본점으로서의 정통성을 더 배가해주는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팥앙금은 10개 1팩에 9천원이었다. 8을 9로 고친 흔적이 보인다.
짠, 놀러간 친구들 머릿수만큼 네팩을 주문해서 샀다. 다 아는 맛이기 때문에 먹으려고 산 건 아니고, 친구들 각각 집에 갖다주기 위해서 샀다. 통영 놀러오면 가족들에게 꿀빵 선물 한 팩 정도는 센스 아니던가.
매장의 내부는 촬영하지 말아달라는 문구가 붙어 있어, 자세한 촬영이나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통영에 가면 저마다 본인 꿀빵들이 원조고, 정통이라고 주장하는 집들이 많다. 아마 통영이라는 도시에 수십년 전 즈음 해서 꿀빵 창업 열풍이 불었던 게 틀림없다. 그 시기에 흔히 떠도는 레시피들을 각자의 개성에 맞게끔 특색을 입혀 판매를 했고, 그게 시장에서 먹혀 들어가는 집들이 오래도록 버티고 지금까지 왔을 것이다. 요이 땅! 해서 누가 정말 시간적으로 먼저 창업을 해서 통영바닥에서 가장 1등이라고 우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수십년 전통을 이어온 통영 곳곳에 위치한 꿀빵 가게들 저마다 맛도 있고 특색도 있어서 오래 버티고 있는 게 아니겠나.
여튼, 이 오미사 꿀빵도 부모님들 주전부리로 잘 드시도록 선물했다. 통영에 들리신다면, 꿀빵 감성은 꼭 챙겨가시기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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